독립을 위한 첫 번째 과정으로 나는 전셋집을 구했다.
굳이 부모님 집 두고 왜 나가냐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생활비를 생각해보면 부모님 밑에 있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긴 하다.
하지만 집에 내 공간은 없었다.
온전하게 나로서 있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동안 관계에, 자리에 너무나도 지쳤다.
회사의 직원으로서, 부하직원 혹은 후배로서, 부모님의 아들로서..
사람에게는 다양한 관계가 생기고, 자리가 생긴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그 자리와 관계에 맞춰서 해야 할 것들이 있다.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 속에 점차 나는 없어진다.
내가 아닌 무언가로서의 내가 나를 대신하게 된다.
진정한 독립의 첫 번째로 우선은 진짜 나를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연고가 아예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가려한다.
24시간을 온전히 나만의 선택을 하며 보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찾고
내가 좋아하는 풍경과 소리를 찾아보고
내가 좋아하는 방을 만들어보고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고 싶다.
이제 곧 새로 구한 집으로 이사를 한다.
부모님 집에서 한 달을 보내며 많은 위시리스트를 만들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해나가야겠다.
나만의 보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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